건국 대통령 이승만 178 | 운영자 | 2022-06-29 | |||
|
|||||
건국 대통령 이승만 178
제 8 장 한미 동맹, 한반도 평화의 조건 (지난호(3/13)의 이야기 끝부분: 한국을 위해서 싸워 준 나라들이었지만, 그 후에 공산당에 호의적인 정권이 들어서면 어떻게 바뀔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반공 포로 석방, 이승만의 결단 ④ 이승만은 조국의 안전을 다른 나라들의 선언이나 협정 따위에 맡길 수는 없었다. 그가 원한 것은 말뿐인 선언이 아니라, 실제로 효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약, 더 나아가 한국의 안전을 확실하게 보장할 수 있는 미군의 주둔이었다. 하지만 미국은 한국의 의사와 상관없이 휴전 회담을 진행했다. 한국 대표가 회의에 불참한 가운데 1953년 6월 8일, 유엔군과 공산군의 대표들은 휴전 의제의 마지막 관문인 포로 교환 협정에 합의했다. 이승만은 휴전 협상에 반대하며, 유엔 참전국의 대제재 선언은 ‘전혀 무의미한 것’이라고 잘라서 말했다. 그리고 주권 국가의 대통령으로 당당하게 선포했다--“당신들은 유엔군을 모두 철수시켜도 좋습니다. 우리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할 것입니다. 누구한테도 우리를 위해서 싸워 달라고 요청하지 않을 것입니다. 처음부터 도와 달라고 요청한 것이 우리의 잘못이었습니다. 미안합니다만, 현재의 상황에서 나는 아이젠하워 대통령에게 협조를 약속해 줄 수 없습니다.” 아이젠하워에게 협조해 주지 못하겠다는 말은 빈말이 아니었다. 이승만은 약소국이 어쩔 수 없이 강대국에게 끌려가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는 힘과 행동을 보여야 한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다. 쉽게 말해서, 본때를 보여 주어야 했다. 그러나, 전쟁 발발 3일 만에 군사력의 절반을 잃어버렸던 나라가, 함정이라고는 외국에서 쓰다가 버린 중고품 한 척밖에 없는 나라가, 3년간의 전쟁으로 그나마 남아 있던 산업 시설의 80%가 파괴되어 버린 나라가, 거리에는 고아와 거지가 들끓는 나라가 무슨 수로 세계 최고의 강대국에게 본때를 보여 줄 수 있을까? 여기에서 이승만의 천재성이 돋보인다. 그는 미국이 어떻게 해서든지 휴전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꿰뚫어 보았다. 이승만 자신도 휴전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미국이 그토록 원하는 휴전의 판을 깨 버리면, 그들은 한국의 요구를 들어줄 수밖에 없게 된다. 휴전을 깨 버릴 수 있는 방법, 그럼으로써 미국에게 충격을 줄 수 있는 방법, 미국 지도자들을 한국이 원하는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만들 수 있는 방법—그것은 포로 송환 문제였다. (계속)
|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