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도소에는 일주일에 한 차례 종교 교육 시간이 있습니다. 한 달에 2회는 목사가 강사로 오고 1회는 스님이 오고 나머지 1회는 신부님이 와서 강의를 하게 됩니다. 그 시간에는 전체 재소자가 넓은 강당에 모여 듣게 됩니다. 어느 날 종교 교육 시간에 출석하였더니 한얼산 기도원의 이천석 목사가 강사로 왔습니다. 이천석 목사는 6.25 전쟁에서 다리 하나를 잃은 상이군인인데다 전과 5범인 불량배였습니다. 그런 그가 어느 날 예수님을 영접하고 성령 체험하고 변화되어 신령한 목사가 된 분입니다.
이천석 목사는 신체가 건장하고 목소리가 우렁차서 안양교도소 넓은 강당을 압도하였습니다. 그의 설교의 첫 마디가 〈나는 별 다섯인 사람인데〉로 시작하였습니다. 재소자들은 옥살이 전과 1회를 별 하나로 불렀습니다. 그래서 이천석 목사가 별 다섯이란 말은 전과 5범이란 말입니다. 그 말에 벌써 은혜 받기 시작하였습니다. 별 다섯인 대선배께서 강사로 왔으니 그 말에 이미 압도되어 모두들 쥐 죽은 듯이 조용히 경청하는 분위기가 되었습니다.
그가 설교하면서 전과자들의 은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며 좌중을 압도하였습니다.
〈내가 명동에서 냄비 하나 달고 목에 힘주고 걷는데 까마귀가 날 찍길래 인상을 콱 찌끄렸더니 까마귀가 사라져 버리드만...〉
재소자들이 사용하는 은어로 여자를 〈냄비〉라 하고 경찰관을 〈까마귀〉라합니다. 재소자들만의 그런 은어를 자연스레 구사하며 설교를 시작하더니 그가 은혜 받을 때에 체험한 독특한 간증을 실감나게 펼쳐 나갔습니다.
4300명의 재소자들을 웃기기도 하고 울리기도 하며 설교를 계속하니 재소자들이 감명이 대단하였습니다. 모두들 은혜를 받아 얼굴이 환하게 변하였습니다. 그런데 설교 끝마무리에서 하는 말에 나는 가슴이 철렁하여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리게 하였습니다.
〈너희들 중에 예수 믿고 나처럼 목사가 되어 자가용 타고 다니는 사람 되기를 희망하는 자들은 그 자리에서 일어서.〉
이렇게 말하니 무려 7 백 명에 가까운 죄수들이 일어섰습니다. 내 마음을 당혹스럽게 한 것은 〈폭력, 강간, 절도, 사기 온갖 죄로 옥살이 하는 저들이 목사가 되게 되면 한국교회가 수라장이 될 텐데〉 하는 염려가 들어 저절로 기도가 나오게 된 것입니다.
〈아이고 하나님, 저들이 예수를 믿되 서리집사까지만 되게 해 주시고 목사는 되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내가 이런 기도를 드리게 된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전과자들이 회개하여 목사가 될 수 없다는 것이 아닙니다. 회개하고 예수를 믿되 교회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는 집사 정도의 직만 가지게 해 달라는 것입니다. 내가 왜 그런 기도를 드리게 되었느냐 하면 청계천 빈민촌 목회에서 겪은 사례들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빈민촌에서 함께 넝마주이 하던 동료 중에 28세 된 청년이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얌전한 그였으나 술만 마시게 되면 딴 사람처럼 변하여 난폭하여졌습니다. 누구든 길 가는 사람을 붙들고 시비 걸다가 박치기로 얼굴에 헤딩을 하곤 하였습니다. 그는 넝마주이 하여 얼마 번 돈을 배상금 물어 주는 데에 탕진하는 젊은이였습니다.
나는 그런 그가 안쓰러워 넝마주이 하는 동안에 함께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차근차근 설득하였습니다.
〈이 사람아, 자네는 성품도 좋고 부지런하고 다 좋은데 그 술버릇 땜에 사람 구실 못하는 게야. 나와 같이 예수 믿고 술 끊고 사람답게 살도록 힘써 보세.〉
내가 마치 친동생 대하듯이 정성을 들였더니 내 말이 먹혀들어 변하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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